XRP는 정말 10,000달러가 될 수 있을까?


허황된 음모론’이 아닌, 금융 구조 재편 시나리오로 보는 XRP의 미래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는 단연 **“XRP 10,000달러 설”**이다.
이 주장을 처음 접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웃어넘긴다. “시가총액이 말이 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 가설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비트코인 100만 달러 설처럼 단순한 희망 회로였다면 이미 잊혔을 주장이다.

XRP 10,000달러 가설이 독특한 이유는, 가격 예측이 아니라 ‘역할 변화’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의 핵심은 XRP를 “투자용 코인”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핵심 유동성 자산으로 본다는 데 있다.


1. XRP는 왜 다른 기준으로 평가되는가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가치 평가의 기준이 단순하다.
✔ 희소성
✔ 네트워크 효과
✔ 수요와 공급

그러나 XRP 지지자들은 이 틀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XRP는 보유해서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자산이 아니라, **은행·중앙은행·금융기관 사이를 연결하는 ‘브리지 통화(Bridge Currency)’**라는 것이다.

만약 XRP가 국가 간 송금, 국채 결제, 토큰화 자산 결제의 중간 매개가 된다면, 가격은 “얼마나 많이 보유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큰 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이동시키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기존 주식이나 코인 평가 방식과 완전히 다르다.


2. “시가총액이 말이 안 된다”는 반박의 허점

XRP 10,000달러에 대한 가장 흔한 반박은 다음과 같다.

“총발행량 × 10,000달러 = 전 세계 자산을 초월한다”

이 계산은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XRP를 ‘정지된 자산’으로 가정한 오류를 포함한다.
XRP 초강세론자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 XRP는 장기 보관되는 자산이 아니다
  • 동일한 XRP 1개가 하루에도 수백~수천 번 결제에 사용될 수 있다
  • 즉, 가격은 ‘총량’이 아니라 담보력과 신뢰도의 함수다

마치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화폐처럼, 회전율이 극단적으로 높아질 경우 필요한 토큰 수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3. 왜 ETF와 제도권 편입이 중요한가

과거 XRP 10,000달러 설이 음모론으로 취급되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제도권 금융이 이를 전제로 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XRP 현물 ETF의 등장, 기관 자금 유입, 규제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가격 상승 재료가 아니다. 이는 XRP가 “존재해도 되는 자산”을 넘어 **“제도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산”**이 되었다는 신호다.

ETF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
✔ 연기금과 기관의 접근 통로
✔ 장기 유동성 흡수 장치
✔ 법적·회계적 정당성

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XRP가 장기 금융 인프라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는 최소 조건이다.


4. 왜 하필 10,000달러인가

XRP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10,000달러라는 숫자는 무작위가 아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결제·청산 시장 규모(수백조 달러)**를 기준으로,
“소수의 유동성 자산이 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상징적 기준선이다.

물론 이 가정은 극단적이다.
✔ 각국 중앙은행의 협력
✔ 기존 결제망(SWIFT)의 대체 또는 통합
✔ 금융 주권 문제

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XRP 10,000달러는 확률이 높은 예측이 아니라, 가능성의 끝단에 있는 시나리오에 가깝다.


5. 음모론과 미래 시나리오의 차이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XRP 10,000달러 설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핵심이 아니다.
진짜 질문은 다음이다.

“XRP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 안에서만 존재하는 자산인가,
아니면 시스템 자체가 바뀔 경우 전혀 다른 가치 기준을 갖게 되는 자산인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듯,
XRP는 ‘유동성 그 자체’라는 개념을 실험하고 있는 자산일 수 있다.


XRP 10,000달러 가설은


✔ 지금 당장 실현될 가격 목표가 아니다
✔ 맹신할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 단순한 허황된 망상으로 치부하기엔
✔ 너무 오래, 너무 진지하게 논의되어 왔다

이 가설은 가격 예측이 아니라 미래 금융 구조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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